모더니즘 Modernism

  이 용어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문학의 개념, 감수성, 형식 및 문체에 있어서 가장 뚜렷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가리키는데 자주 쓰인다. "모더니즘"이란 말이 지시하는 특정한 특징은 이 말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비평가들은 대체로 서구 문화와 서구 예술의 전통적 토대와의 계획적이고 근본적인 결별이란 뜻이 이 말에 들어 있다는 점에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모더니즘의 중요한 지적 선구자들은 이제까지 사회 기구와 종교와 도덕과, 인간 자아의 개념에 지주가 되어 왔던 확실성에 의문을 제기한, 프리드리히 니체, 마르크스, 프로이트, 제임스 프레이저 등과 같은 사상가들이다.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는 주요한 기독교 교리와 야만인의 신화와 의식 간의 일치를 강조했다.
  전통적 문학 형식과 내용에 대한 모더니스트의 항거는, 제1차 세계대전이 서구 문명과 문화의 토대와 연속성에 대한 인간의 신념을 흔든 후에 뚜렷이 나타났다. 엘리어트가 1923년 조이스의 <율리시즈> 서평에서 말한 바와 같이, 비교적 조화되고 안정된 사회 질서를 가정한, 물려받은 문학 작품 구성 양식은 "현대사라는 허무와 무정부 상태의 거대한 파노라마"와 일치할 수 없었다. 조이스와 에즈러 파운드처럼, 엘리어트도 문학 작품에서 자주 현대의 무질서를 문화적 과거의 종교와 신화에 바탕을 둔, 상실된 질서와 대조시켜 가면서, 그 무질서를 묘사할 새로운 형식과 새로운 문체를 실험했다. 예를 들면, <황무지 The Waste Land>에서, 엘리어트는 시 언어의 표준적인 흐름을 단편적인 발언들로 바꾸고, 부분부분이 긴밀하게 결합된 시적 구조의 전통적인 통일성을 그 부분들의 분리로 대치하여, 독자의 상상력으로 발견하거나 발명하게 되어 있는 관계에 의해 먼 구성 요소들을 연결시킨다.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그의 더욱 철저한 <피네건의 경야>에 뒤이은 모더니즘의 주요 소설 작품들은 이야기의 연속성을 해체하고, 표준 인물 묘사 방법에서 이탈하고, 설화 언어의 전통적 구문과 통일성을 깨뜨림으로써 과거의 산문 소설의 관례를 뒤집어엎는다. 이러한 새로운 양식의 서정시적, 설화적 구성은 많은 시인들과 소설가들이 앞을 다투어 가며 모방하고 발전시켜 갔다. 이 양식들은, 모더니즘의 작곡가인 스트라빈스키, 쇠엔베르크 및 그들의 급진적인 추종자들이 멜로디, 하모니, 리듬을 깨뜨린 것뿐만 아니라, 입체파, 미래파, 추상표현파의 모더니즘 회화에서 구상적 관계를 깨뜨린 것과 분명히 같은 경향을 지니고 있다.
  모더니즘의 한 가지 현저한 특징은 전위 Avant-garde, 곧 에즈라 파운드의 말을 빌면 "새롭게 만드는" 일에 착수한 한 조그마한, 자의식에 찬 일단의 예술가들과 작가들의 현상이다. 정착된 관례와 적격 Decorum을 깨뜨림으로써, 이들은 항상 새로운 예술 형식과 문체를 창조하고 여태껏 무시받아 오고 흔히 금지되어 왔던 소재를 소개하려고 했다. 전위 예술가들은 자기 자신들을 기성 질서에서 "소외된" 사람들로 자처하고, 그 질서에 항거하여 그들 자신의 자율성을 주장했다. 그들의 목표는 전통적 독자의 감수성에 충격을 주고, 부르즈와 문화의 규범과 경건심에 도전하는데 있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용어는 때때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문학과 예술에 사용된다. 그때는 제1차 세계대전이 서양인의 사기에 끼친 악영향이 나치 전체주의와 대량 멸종의 경험, 원자탄에 의한 전멸의 위협, 자연 환경의 파괴, 인구 과잉이라는 상서롭지 못한 사실에 의해 크게 악화된 때였던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에는 모더니즘의 극단화된 반전통적 실험의 연속 뿐만 아니라, 다시 전통화되지 않을 수 없었던 모더니즘의 형식들로부터 탈피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뒤따랐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작품에서 낯익은 시도는 삶의 "무의미성"과 우리의 상상된 안전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심연" 또는 "공허" 또는 "무 無"를 드러내기 위하여, 우리가 받아들이고 있는 기성 사상과 경험 양식들의 토대를 전복시키려는 것이다. 언어학과 문학 이론의 최근 동향에서는, 언어 자체의 토대를 전복시켜, 그 외견상의 의미성이, 환상에서 깨어난 연구자에게는 풀 수 없는 불확정한 것들의 유희로 흩어진다는 사실을 보여 주려는 노력이 있다.
  문학과 비평에 있어서 보다 철저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동향에 대해서는 부조리 문학, 비영웅적 주인공, 반소설, 비트 작가들, 구상시, 파원, 표현주의, 새로운 소설, 독자-반응 비평, 초현실주의, 상징주의, 텍스트와 문자 체계를 보라.

-<<이명섭(1993), 세계문학비평용어사전, 을유문화사>>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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